어느 전의경의 꾸짖음과 김이태 연구원의 고백
지난 주말동안 촛불집회가 문화제의 성격에서 집회의 성격을 조금 띄게 되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이 거리 행진을 시도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참여하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파악이 되지않고 있지만
아프리카에 중계된 화면을 보고, 저의 지난번 집회 참가 경험에 비추어보면
대충 어떤 형태였는지 대강 짐작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떠한 형태의 집회였는지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가 중요하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전의경의 강제진압이 진행되었고 현재 많은 분들이 경찰서 구치소에 구류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에 관하여서
전직 의경이라시는 분께서 포스팅을 하셨고 블로거뉴스에 메인으로 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포스팅의 내용은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요지를 대강 정리하자면 '전의경의 잘못을 인정할 수도 있지만 1차적 책임은 시위대에 있다'인 것 같습니다.
시위대의 책임은 무엇인고 하니 집시법을 먼저 위반하지 않았냐 하는 것입니다.
폴리스 라인 침범이라고나 해야 할까요?
집시법이 얼마나 악법인지는 둘째 치더라도
(삼성 본관 앞에서 10년 넘게 시위가 없었던 이유를 한번 찾아보세요)
현행 집시법 내에서 라고 하더라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촛불 집회는 기본적으로 문화제를 표방 하고 있습니다.
현행 집시법상 일몰 후에 집회 및 시위가 불가능하니깐 문화제 형식으로 치르고 있습니다.
이 문화제는 허가받고 그런게 없습니다.
집시법상 허가를 받아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허가받은 구역이라던가 폴리스 라인이라던가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지요
물론 청와대로 가겠다며 행진을 시도한 것을 집시법상 불허된 집회를 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것은 어느정도 법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당해전경들을 지휘하는 경찰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됩니다.
모두 다 양보해서 주말에 있었던 촛불집회가 집시법 위반이었다고 하더라도
당해 블로거분의 시각이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나치게 자신과 자기가 속했던 조직의 논리만을 옹호하며
상대에게는 역지사지를 말하지만 스스로는 다른사람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는듯 보입니다.
전의경분들께서는 당신들도 국민의 한사람이며 국가의 아들들임을 얘기하시지만
전의경과 대치하는 시위대의 심정은 알고 계십니까?
집회에 참여하러 가는길에 보이는 그 수많은 전의경을 보면서
시위대가 느낄 두려움과 공포를 알고 계십니까?
지하철 입구마다 일개 소대씩 배치해져 있는 길을 가는 시위대의 입장을 생각해보신적 있습니까?
나에겐 자그마한 촛불하나와 열심히 달릴 다리뿐인데
완전히 무장하고 땅에 갈아 날카롭기 그지 없는 방패를 들고
자신의 주위를 완전히 둘러쌓아버린 전의경들을 바라본 적 있습니까?
이 모든 것이 두려움과 공포감을 시위대에게 줄 것이라 생각해본적은 없습니까?
그 블로거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전의경은 군대이고 시위대는 민간인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군대가 민간인에게 물리력을 행사할 때에는
당연히 신중을 기하고 가능한한 최소한의 피해를 민간인에게 입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것이 당연한 원칙 아니겠습니까?
전의경으로 군대를 마치신 분들이 보시기에는 이러한 원칙이 잘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이러한 시각은 비단 이 블로거 한분 뿐만 아니라
당해 시위와 집회를 고깝게 보는 사람들이 제기하는 주된 논리 입니다.
'법질서 확립을 통한 경제성장'을 얘기하시는 우리 이명박 대통령 께서도
항상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지요
하지만 이는 결국 힘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고 분열하도록 만드는
참으로 비열한 논리라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욕을 먹어야할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눈치만 보는 경찰의 고위간부들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식으로 서로 편을갈라 싸우게 만드는 식으로
핵심 논점을 물타기하려하고 있습니다.
논점의 핵심은 광우병 소고기 수입 아닙니까?
그런데 전의경은 죄가 없다 하시며 시위대를 폭력집단 운운하며 깍아내리는 것은
논점을 물타기 하려는 정부 고위층의 속셈에 놀아나는 것일 뿐입니다.
'전의경이 무슨죄냐' 하시지만 그럼 '시위대는 무슨 죄'입니까?
전의경 출신들이 주로 얘기하는 것이 죽창에찔려 실명한 전경대원과
화염병에 불타서 죽은 전경을 얘기합니다만
방패에 찍혀서 이마가 찢기고 눈이 실명하고
군화발에 짖밟혀 무릎과 발목 인대가 끊어진 시위대는 본 적 없으십니까?
전경이 죽이면 그 시위대는 살인죄로(실제로 더 무거운 죄목 입니다만) 교도소로 가지만
시위대가 죽어도 전경대는 정당행위일 뿐인가요?
이런 허접한 조직보존 논리에 파묻혀 말씀하시는 전의경 출신분들을 보면
요즘 화제가 되신 김이태 연구원과 대비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연구원으로서의 생명과 가족의 생계까지도 위태하게 하며
조직의 논리에 파묻히지 않으시고
자신의 양심을 밝히신 김이태 연구원과
군대시절에 주입된 논리에 몰각되고 자신과 자신의 후임들 걱정만 앞서서
눈앞에서 얻어맞는 힘없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분들과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전의경들도 양심선언할 만한 꺼리가 충분하지 않습니까?
선임들과 지휘관들이 시위대에 대하여 심어주는 맹목적인 증오심이나
전의경 조직내에서의 폭력과 인권탄압 사례들
땅바닥에 방패를 가는 행위로 대표되는 폭력의 준비행위들
크지 않은 시위에도 과도하게 동원되는 전의경들
그리고 원치않게 배치되는 전경과 의경생활에 따른 양심의 자유 침해 등등
이 불합리한 전투경찰대와 의무 경찰 제도에 대해서 할말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럼에도 전경과 의경이 시위대에게 당한 폭력만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논리는 불편하기만 합니다.
저는 분명히 부당한 권력에 폭력으로 저항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으며
청와대로 진격하자는 이들의 입장에서도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청와대로 가면 뭔가 달라집니까?
굳이 무리해서 청와대로 가야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전경들도 생떼같은 우리들의 아들이다' 라는 허접한 논리로
시위대에게 가해지는 그 어떤 폭력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역지사지라고 하죠 시위대에게 전경과 의경의 입장을 생각해달라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전경과 의경에게 둘러쌓인 시위대의 심정도 고려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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